본문 바로가기

DailyLife

넘버3 - 계단으로 오를 수 있는 정점

넘버 3 - 송능한 감독, 한석규 주연의 1997년 영화다.

영화 기생충으로 이제 월드스타가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무명이었던 송강호가 지금의 대배우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되었던 영화다. "내말에... 토토토 다는 놈은 배반형이야~배반형...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앞으로 직사 시키겠어.", "내가 하늘 샐깔이 빨갛다 그러면 그때부턴 무조건 빨간색이야.... 퍽퍽~~". 무엇보다 대배우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한석규, 최민식, 박상면, 송강호를 한 영화에서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넘버1과 넘버2는 우리가 늘상 사용하던 단어였다. 하지만 넘버3는 그저 숫자일 뿐 별 의미가 없는 단어이다. 조직이나 팀의 리더는 한 명이어야 하고 무한한 권력과 책임을 갖는 자리이면서 항상 위협받는 위치이다. 넘버2는 각자는 내가 유일한 2인자라 생각하지만 결국 넘버1에 도전하는 무리들이다. 그런데 넘버3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영화에서는 되도않게 일인자를 꿈꾸는 영원한 3류인생을 말한다.

역학구도를 보자. 넘버2는 유일한 넘버2이자 넘버1의 유일한 승계자가 되기 위해 절대적인 충성을 바쳐야 한다. 그나마 넘버1이 명예로운 은퇴를 한다면 자리를 이어받지만 어떤 이유로든 의외의 인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 제거 1순위가 될 운명이다. 

'3'은 복을 가져오는 숫자다. 하지만, 1류, 2류, 그리고 3류, 나, 너, 그리고 제 3자, 1순위, 2순위, 그리고 영원히 기다려도 안 될 3순위, 이렇듯 3은 중요한 무엇과 중요해질 수 있는 대기자 반열에 들지 못하는 나머지를 뜻한다. 사실 넘버1의 시점에서 보면 한 없이 우울하고 비참한 자리겠지만 탑에 대한 욕망을 지운다면 또 한 없이 안전하다. 이들에게 넘버1은 그저 자리일 뿐 누가 그 자리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들의 실제 보스는 넘버2인데 언제든지 갈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리를 넘 보지만 않는다는 확신만 줄 수 있다면 장수할 수 있다. 

우리집의 넘버1은, 어디나 그렇겠지만 높으신 분이다. 당연히 넘버2는 그 분의 사랑을 듬뿍 받는 태자마마시다. 나는 넘버3. 첫째, 나는 넘버1이 될 생각이 없다. 게다가 이 세계는 딱 3명 밖에 없어서 외부인이 그 자리를 뺏길 염려가 없다. 영원한 복종의 대상이다. 문제는 이 놈의 넘버2다. 호시탐탐 넘버1 자리를 넘 본다. 쉽게말해 이겨 먹으려고 격렬하게 저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