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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Life/Bookshelf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내가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처음 접한건 우연히도 일본 규슈편이었다.
마침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여행내내 함께 하면서 다 읽게 되었다.
고은 시인이 추천의 글에 적었듯이 "유홍준이 가면 거기 몇천년 동안 잠든 보물이 깨어나 찬란한 잔치를 베풀기 시작하고", "문화의 총체로 활짝 꽃피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영풍 부석사, 정선 아우라지, 운문사의 새벽예불, 글을 눈으로 따라가며 함께 여행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책의 곳곳에 함께 올려진 흑백사진들은 나의 부족한 상상력을 도와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내게 여행이란 무엇인가?

회사에서 포상휴가로 하와이를 가게 되면서 처음 여권을 만들었다.
그 이후로 매년 추석 때면 배낭을 싸 여행을 다녔다. 그 때는 '나는 여기에 가 봤다.'는 자기 과시에 다름 아니었다.
그리고는 결혼을 해서 아내와 함께, 또 태어난 아들과 함께 다닌 여행은 추억 만들기가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다시 혼자 다녀온 두 번의 일본여행, 특히 쯔에타데에서 머물렀던 2박3일은 기억에 깊이 남는다. 마치 몸과 마음이 힘들때 돌아 갈 고향이 생긴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여행이 모으는 것, 보는 것, 사랑하는 것, 그리고 아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수집하듯 훑느라 바빴다면 차츰 잠깐이라도 머물며 사진 찍듯이 눈으로 남기게 되었고 이제는 나름 그곳의 아름다움, 즐거움을 매력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안다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해 이해한다, 마음으로 함께하고 공감한다는 것이리라. 굳이 그래야할까도 생각되지만 그냥 어느 여행지에 간다면 이젠 그런 궁금증이 생길 것 같다. 그러면 여기서는 무슨 일이 있었고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어떤 꿈을 꾸고 한을 다스리면 살았는지 알고 싶어 질 것 같다.

언제 떠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폭발할 때까지 한 권 더 읽을 것인가,
아니면 어서 다녀와서 새로운 책을 읽을 동력을 얻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